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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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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14
겨울의 향기
(2)
겨울의 향기
단상 |
10/11/14 19:08
겨울의 공기는 다른 계절과는 여러 가지면에서 많이 다르다. 폐까지 말라가는 듯한 건조함이 집밖을 나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큰 특징이요 그 때문에 대기 중에 섞인 여러 가지 물질들의 향기가 평소보다 훨씬 잘 느껴진다. 이를테면 도시에 항상 남아 있는 매연이라든지 유흥가 주변 특유의 탁한 내음, 길을 걸어가며 담배를 태우는 행인들의 담배연기 등. 그렇게 매서운 칼바람에도 십수번씩 라이터를 찰칵거리며 손이 얼어가는 듯한 고통에도 빨갛게 변해가는 손끝을 바라보며 담배 끝을 빨아들이는 것은 겨울의 건조함이 그 희뿌연 존재를 더 각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학교 2학년부터 상경 직전까지 조그마한 읍 소재지에서 자란 탓에 그 당시에 겪은 것들이 지금도 떠오르곤 한다. 추수가 끝나고 회색의 그림자가 일찍부터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가 오면,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자락 밑까지 펼쳐진 논밭 곳곳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오곤 했다. 겨우 삼만오천명 정도가 사는 자그마한 곳이었지만 옆에 큰 도시가 두 개나 있었던 탓에 지나가는 외지인들도 많았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소방서에 신고해서 출동하는 해프닝도 매년 있는 일들이었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검은 고동색의 군고구마 리어카 또한 하교길에 골목을 들어서면 큰길가에 있겠거니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해주었다.
학교를 가기 위해 집밖으로 나서자 평소보다 흐린 하늘이 태양을 감추고 있었다. 이윽고 어디선가 날아온 내음이 오래 전의 기억을 떠올려 주었지만 그 속에 있었던 합성수지 탄내의 역함이 이곳이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몇 개월 후면 집을 나온지도 8년이 지나건만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이 커다란 곳은 어쩌면 언제까지고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촌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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