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시내엔 이런 게 많이 붙어 있다. 버스 정류장은 물론이고 인도의 가건물, 심지어 버스에도 붙어 있다. 대상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 음식점 아주머니, 환경미화원, 버스 운전기사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이 나라의 주인이고 자랑스러운 것은 따로 말할 나위가 없다. 이 구차한 생색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해마다 보도 블럭을 갈아엎고 있던 곳에 살던 때는 그 공사판을 볼 때마다 '이게 무슨 헛짓거리인가' 싶었는데, 저걸 보니 차라리 보도 블럭을 가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다.
예전에 트위터에도 짧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 G20 기간 동안 국민들이 겪었던 불편은 중고등학교에 장학사가 올 때가 되면 학생들의 두발이나 복장같은 외관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되고 보충 수업 시간을 빼먹어가면서까지 온 학교의 먼지를 없애고 광을 내야 했던 것과 똑같았다.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라느니 츄리닝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오지 말라느니 하던 것이 어찌 그리 똑 닮았는지.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물러가면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엔 꼭 한마디가 나왔다.
"여러분 덕분에 문제없이, 무사히 장학지도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교장이 학생들에게 한마디 하는 거야 고작 몇 초에 지나지 않는 립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못 들어줄 것도 없지만 도시 곳곳에 돈을 들여가며 저런 걸 붙이고 있는 건 정말 좀 아니다. 그 돈으로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느냔 말이다.
당신들의 비루한 국격의 수준은 고작 그 정도였던 것이다.
이 볼썽사나운 아침 조회가 빨리 끝났으면. |